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10



노덴스.

본인이 부르길 ‘위대한 심연의 군주’ 그리고 만신전에서 부르길 ‘신의를 지키는 오래된 신’

보통의 외신들은 대륙 모든 사람들에게 악신이라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모든 외신들은 강림만으로 인간들을 미치게 만들고, 한번 팔을 휘두르기만 해도 한 도시가 통째로 풍비박산났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북서쪽에 위치한 열도가 있다.

나름대로 수십만 명이 살던 평화로운 섬나라였지만.

해안선 너머로 강림한 외신의 공격으로 섬이 통째로 반토막이 나버렸다.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힘과 존재감을 가진 그들이 강림만 했다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그가 처음으로 인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때도 그러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거대한 외신.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거대한 형체가 대륙의 끝자락에 자리한 해안가에 강림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쳐 절규하며 자신의 끔찍한 죽음에 대해 예언하던 그때.

해안가 맞은 편에 또 다른 거대한 형체가 강림했다.

다만 그 존재는 앞선 외신과 다르게 기괴한 모습이 아닌, 오히려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묘사하길 흰 머리에 긴 수염을 가진 노인의 모습을 한 그 외신은 물거품이 이는 커다란 조개껍대기 전차를 몰고 나타났다고 한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한 빛을 목도한 사람들이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그 외신은 불타오르는 검으로 기괴한 외신을 단칼에 썰어버렸다.

순식간에 외신을 처리한 그는 다시 한 번 찬란한 빛을 뿜어 인간들의 모든 상처를 깔끔하게 치유해주고는 물거품과 함께 사라졌다.

처음으로 인간에게 우호적인 외신의 등장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당연하게도 그를 숭배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종종 끔찍한 외신들의 공격이 있을 때마다 그는 물거품과 함께 나타나 그들을 물리쳤다.

숭배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그의 석상이 만신전에 자리하게 되었고, 이내 그를 숭배하는 종교는 대륙 정식 종교 명단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수많은 문헌에 이름을 올렸던 만큼 책을 좋아하던 나도 당연히 알게 된 외신이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인간과 비슷한 외형을 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나는 혹시나 그를 알고 있을까, 릴리스에게 물어본 건데….

“…아서. 지금 뭐라고 했니?”

아, 잘못 건들인 것 같다.

“네가 그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어?”

“책에서…봤습니다.”

“그래? 어떻게 적혀 있었어?”

“어…인간을 위하는…”

릴리스의 하얀 이마에 주름이 한 줄 세겨졌다.

-꿀꺽

긴장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신의를 지키는…”

또 다시 한 줄

“위대하고…”

다시 한 줄

“강력한 외신이라고…..읽었습니다.”

말을 끝낼 즈음에 릴리스의 표정은 그야말로 와그작와그작 일그러져 있었다.

그 예쁜 입술을 짓씹던 릴리스는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떨궜다.

“하아….그래, 네가 뭘 잘못했겠니. 그 위선자가 다 나쁜 놈인 거지.”

…위선자? 누구? 노덴스가?

“잘 들어 아서. 네가 말한 노덴스의 모습은 딱 하나 빼고 전부 거짓이야.”

“네? 딱 하나라 하면….”

“강력한 외신이라는 말. 그거 말고 전부 새빨간 거짓이고, 위선이야.”

“어…진짜요?”

릴리스가 내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기분이 나빠 보이는 릴리스에게 호다닥 달려가자 릴리스가 내 손을 꼭 잡았다.

나와 눈을 맞춘 릴리스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 말. 못 믿니?”

“아뇨. 무조건 믿어요.”

“….진짜?”

“네. 릴리스 말이면 뭐든 못 믿겠어요?”

정말로 그랬다.

릴리스의 진심어린 말을 못 믿을 바에는 그 말을 들은 내 귀를, 그 말을 못 믿는 내 머리를 모두 뜯어버리리라.

내 답에 릴리스가 표정을 풀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노덴스를 아냐고 물었었지? 알아. 아주 잘 알아. 나보다 그 놈을 잘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요그소….음..아무튼 잘 알고 있어. 왜인지 아니?”

내가 고개를 젓자 릴리스가 약간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 놈이 내…..음…일종의 전남친이거든.”

“…..예?”

아니, 뭐라고요?

충격적인 발언에 순간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릴리스가 잡아둔 손이 꿈쩍도 안 해서 실패했다.

“계속 들어줘.”

마주본 릴리스의 눈에는 약간의 물기가 있었다.

그 촉촉한 눈에 담긴 호소력에 나는 천천히 자리에 도로 앉을 수밖에 없었다.

“미안, 조금 놀랐을려나. 하지만 말이 전남친이지. 사랑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텅빈 관계였어. 약간의 반항심으로 친하게 지낸 거라 딱히 좋은 감정은 없었어. 그래도 나름 오래 만나긴 했네. 얼마 전까지는.”

슬픔이 보이던 릴리스의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스쳤다.

“무슨 일 있었어요?”

“….그 놈이 내 뒤통수를 때리고 나를 죽이려 들었어.”

“예? 갑자기요?”

“나랑 노덴스는 소속이 달라. 두 집단은 오랜 적대적인 관계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사이였어.”

“그래도 그건 배신이잖아요.”

“그래. 배신이지. 그 녀석이 인간들에게 보여주는 이미지 중에서 유일하게 맞는 것이 바로 강함이야. 속절없이 당한 나는 간신히 도망만 칠 수 있었어. 큰 상처를 입고.”

큰 상처? 설마…?

내 기색을 눈치챈 릴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드림랜드에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상처가 그거야.”

“죽기 일보 직전이었잖아요!”

“맞아. 거의 죽을 뻔 했었지. 네가 없었더라면.”

릴리스의 눈에는 대화 도중 여러 감정이 스쳐지나갔지만 그것들이 지나간 자리에, 현재 담고 있는 감정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너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어. 돌이켜 보니 감사를 전한 적이 없었네. 날 살려줘서 고마워 아서.”

“아, 아뇨, 제가 뭘 한 게 있다고…”

진짜로 별게 없었다.

약을 구할 수도 없어서 나뭇잎으로 상처를 감싸고, 체온을 나눠주고, 먹을 열매를 조금 가져온 게 다였다.

“네가 같이 있어줬기에 나는 살아날 수 있었어. 너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미약한 생명력을 빨아들일 수 있었거든.”

“아….”

어쩐지 그 까칠하다던 고양이가 내게 열심히 앵겨온다 했더니,그런 이유가 있었구만.

“릴리스.”

나는 릴리스의 손을 마주잡으며 말했다.

“지금은 괜찮은 거죠?”

“음…완전히는 아니지만 많이 나아지긴 했어. 누가 열심히 생명력을 나눠준 덕분에.”

릴리스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자신의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그 행동의 의미를 떠올린 나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였다.

생명력은 릴리스에게 단순한 주식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모양이다.

‘앞으로 더 자주 나눠줘야 하나?’

약간의 사심이 담긴 고민을 하던 그때.

릴리스가 내게 물어왔다.

“혹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될까? 시간이 애매하긴 하지만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네, 얼마든지요.”

“음….이걸 어떻게 질문해야 이상하지 않을려나…”

릴리스는 입 속에서 무언가를 웅얼거리며 말을 골랐다.

“음…아서.”

운을 띄우는 릴리스와 시선을 맞췄다.

“나랑 식사하고 나서 단 한번이라도 어지럽거나 심하게 피곤하거나, 뭐…코피를 쏟았다던가. 그런 적 있어?”

이게 무슨 질문이람?

“음…..아뇨? 아마 없을 걸요?”

최근에 어지러운 일도 많고 피곤한 일도 많았지만 그건 딱히 릴리스 때문이 아니라 급변하는 내 주변환경이 이유였다.

퇴학 고지에 이어서 외신과 가족이 되지 않나, 심지어 아카데미 도서관 금지구역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한 야설까지 발견했다.

요약해보니까 더 어지럽다.

“그래?”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릴리스는 이내.

“모르겠네. 일단 밥부터 먹을까?”

…나랑 관련된 일 아니었어?

뭐야, 포기하지 마요.

—-

“….릴리스? 이게 뭔가요..?”

“자이언트 알비노 펭귄의 알!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간 훌륭한 식재료지.”

그러곤 내게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이길.

“아까 소모했으니까. 다시 채워줘야겠지?”

맙소사.

“릴리스 제발….”

“쿡쿡쿡.”

숨죽여 웃는 릴리스를 뒤로하고 다시 앞에 놓여진 알을 바라본다.

왜 펭귄이라는 작은 새에 ‘자이언트’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눈 앞에 알을 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충 내 팔뚝의 1.5배 정도 되는 것 같은 거대한 크기의 알.

“무슨 펭귄 알이 펭귄만하냐…”

예전에 동물원에 들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분명 내가 아는 펭귄은 작고 귀여웠는데….?

“이 펭귄들은 키가 너보다 클걸?”

…아니 그거 더이상 펭귄이라 볼 수 없는 거 아닌가?

“구워서 먹으면 엄청 맛있다고 해서 가져와 봤지.”

릴리스가 불러낸 검은 불이 윤기나는 알을 집어삼켰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색이 약간 퇴색된 알이 불에서 튀어나왔다.

“에잇!”

릴리스가 기합과 함께 손날로 알을 내리치자 알껍질이 쩍하고 갈라졌다.

분명 하얗을 것이라 추정되는 흰자는 불에 그을려 먹음직스런 갈색이 되었으며, 색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반투명한 흰자를 통해 안쪽에 자리한 노른자가 보였다.

고소한 냄새가 방을 채우며 식욕이 돋구워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거 너무 큰데요?”

다시 말하지만 팔뚝의 1.5배다.

가볍게 닭계란 까먹는 심정으로 임할 수는 없었다.

“그런가? 그럼 나도 같이 먹지 뭐.”

아, 주식 아니어도 먹을 수는 있다고 했지?

다시 한번 그어지는 릴리스의 손날에 구운 달걀은 정확히 여덟 조각으로 쪼개졌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먹어~”

한 조각을 들어 입에 넣자 고소한 풍미가 가득 느껴졌다.

“우물우물…생각보다 다른 달걀하고 크게 차이 나진 않네요.”

“얘네도 원래는 평범한 펭귄이었거든. 진화를 한 방향이 달라서 그렇지.”

“그럼 생긴 것도 비슷해요?”

“어……솔직히 안 보는 걸 추천해. 동굴에서만 지내는 애들이라 모습이 좀 이상해졌거든.”

귀엽지 않은 펭귄이라….그거 진짜 펭귄 맞아? 상상이 안 되네…

계란을 먹어보면 알겠지만.

이 계란이라는 음식은 조금만 먹어도 입 안이 텁텁해진다.

내가 목이 마르다는 생각을 하던 그때 릴리스가 눈 앞에 잔을 하나 내려놓았다.

“어제 마셨던 황금의 벌꿀술. 같이 먹으면 좋을거야.”

내 마음을 읽힌 다는 거,상당히 편할 수도 있겠다.

“꿀꺽. 외신들은 다 그렇게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응? 나 마음 읽을 줄 모르는데? 적어도 여기 현실에서는.”

“그럼 제가 목 마른 거는 어떻게 알았어요?”

“가족이니까.”

저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다.

그래…그럴 수 있지.

문득 지금까지 받은 놀림을 조금이나마 돌려줄 방법이 떠올랐다.

펭귄 알 한 조각을 들어 릴리스에게 건내며.

“릴리스. 아~”

놀란 듯 눈이 동그레진 릴리스.

그 반응에 자신감이 차올랐다.

어떱니까 릴리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고요!

그런 내 기대가 무색하게도 잠깐 놀란 듯 했던 릴리스는 이내 한 쪽 턱을 괴고는 나를 귀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

그리고 펭귄 알껍질보다 빛나는 그 입술을 벌리는 것이었다.

‘…..이게 아닌데…’

머뭇거리며 릴리스에게 달걀을 넘겨주려 하는데.

“하뭄…”

갑자기 앞으로 몸을 기울인 릴리스가 내 손가락까지 입에 머금어 버렸다.

“리, 릴리스?!”

입술을 꼭 다문 채 오물거리는 릴리스.

안 쪽에 들어간 손가락에 드문드문 축축한 무언가가 스쳤다.

마침내 달걀을 전부 삼킨 릴리스가 부드럽게 웃더니…..내 손가락을 쪽쪽 빨기 시작했다.

“쪽….쪽….쪼옥~”

“으윽….”

손가락을 통해 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것만 같았다.

이어서 손가락을 핥는 혀의 움직임에 나는 패배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죄송해요 릴리스.”

그제야 퐁, 하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을 풀어준 릴리스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후훗, 귀여워라. 나한테 이겨먹고 싶었던 거니?”

“이기고 싶었다기 보단…..조금은 복수를 해보고 싶어서…”

“어머, 내가 언제 널 곤란하게 만들었었나?”

솔직히 말하자면 릴리스의 존재 자체가 저한테는 조금 곤란한데요…

방금 전 행동으로 다시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드르륵

갑자기 릴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손에는 마지막 달걀 조각이 있었다.

“자, 아서. 아~”

앞서 한 행동의 업보라 받아들이고 얌전히 입을 벌렸는데…

“하웁.”

릴리스가 달걀 조각을 자신의 입술 사이에 끼우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웅~”

눈을 감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릴리스의 모습은, 딱 봐도 내가 저걸 먹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구, 굳이 그렇게 먹어야 하나요?”

떨리는 목소리로 한 내 질문에 릴리스가 도끼눈을 뜬다.

“우웅~!”

어서 먹으라는 재촉이었다.

“윽….알겠어요.”

손을 뻗어 달걀 조각을 가져가려 했으나 릴리스의 머리카락이 손을 의자에 묶어버렸다.

아니 잠깐.

“…설마 입으로 먹으라고요?”

“우웅!”

귀여운 소리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릴리스.

“가만히 안 계실거죠?”

“우웅~?”

릴리스는 아무 것도 모르는 아기처럼 순수한 표정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모습이 전부 연기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럼….”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하며 이빨만으로 달걀 조각의 끄트머리를 잡아냈다.

‘이대로 빼기만 하면…’

달걀만 노려보던 내 시선이 문득 릴리스에게로 향한다.

부드러운 호를 그리고 있는 눈초리, 장난기와 따뜻함이 공존하는 눈동자를 본 내 이성이 뚝하고 끊겨버렸다.

“츄웁!”

“!!!”

순간적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며 달걀과 함께 릴리스의 입술을 내 입술로 덮어버렸다.

내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릴리스의 눈동자가 동그레졌다.

이번에는 그 놀람이 더욱 오래 지속되도록 내 쪽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달걀은 대충 씹어 목 뒤로 넘겨버리고 이어서 릴리스의 입술에 거칠게 입을 맞췄다.

“츄읍….자…잠깐….츄릅…아서…..후읍…!”

당황하는 릴리스의 태도에 자신감을 얻은 내가 공세를 이어가자 릴리스의 머리카락에 담긴 힘이 약해졌다.

그 틈을 타서 손을 풀어낸 나는 릴리스의 뒷목에 팔을 걸어 도망치지 못하게 막는 동시에, 릴리스에게 더욱 밀착했다.

“츕…츄웁…..쪽..쪽….”

굳어있는 릴리스의 입에서 타액을 잔뜩 빼앗아 마셨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두 입이 떨어지며 은색 실이 길게 이어졌다가 허공에서 스러졌다.

놀란 표정 그대로 굳어버린 릴리스에게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허억…허억….어때요…이래도 식사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으로 내가 앞서 나갔다는 생각이 들자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렇게 잠시 거친 숨을 몰아쉬던 나는 이내…

“….어?”

매우 당황스런 장면을 보고 말았다.

“어어?? 릴리스?”

릴리스의 굳어있던 표정에 처음으로 생긴 변화는 그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지금껏 릴리스에게서 처음으로 본, 아니 애초에 릴리스가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릴리스는 무려…..

“흐으으…”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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