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Archive] I Became a Superhero in Kivotos

Chapter 108



1.

그런고로, 우리는 폐허에 가게 되었다.

뭐가 ‘그런고로’냐고?

나도 모른다. 결론이 그렇게 났다.

G.Bible이 자신들의 동아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게임개발부의 쌍둥이 때문이었다.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방법. 그딴 것이 적혀있을 것이라 소문난 G.Bible.

쌍둥이가 언제 그런 소문을 들었는지는 몰라도, 소문을 접하고, 우리의 협력을 얻어낸 순간부터 그녀들의 마음은 이미 보물을 찾아나서는 트레져헌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보물을 손에 넣는다면 동아리의 위기가 끝나리라는 낙과적인 시선, 본인의 사유 끝에 한 번 결론을 내리면 절대로 바꾸지 않는 태도.

단순하게 말해,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음이라.

결국, 폐허에 가는 것은 기정사실화되었다.

나와 선생은 그 흐름에 올라탈 수밖에 없었다.

부장인 유즈는 여전히 선생님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인지 아직까지 캐비넷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안했기에 결국 폐허로의 여정은 총 네 명의 인원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선생, 미도리, 모모이, 그리고 나.

베리타스에게 폐허로 향하는 경로를 알아낸 모모이를 선두로 우리는 밀레니엄에서 폐허로 향하는 최단 루트롤 경유하여 금세 폐허에 도착했다.

무모하게도, 너무나도 급하게 말이다.

폐허의 초입. 우리는 다급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빠르게 행동하여 폐허에 도달하였고, 소문과 사진으로만 접해왔던 폐허의 진상을 보았다.

“……이딴 곳에 [G.Bible]이 있다고?”

“그러게. 나도 믿기지가 않는걸.”

“지, 진짜야! 분명 마지막 신호가 폐허에 있었는걸!”

“흐음…….”

미도리의 의문은 과연 합당한 것이었다.

내가 원작의 지식을 가지지 못했다면 아마 동일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 분명했으니.

나는 엄폐물에 몸을 숨긴 채, 슬쩍 고개만 들어올려 폐허를 관찰하였다.

주변을 둘러보자 초토화된 도시가 보였다.

이젠 흔적만 남아있는 문명. 무너진 건물들과 콘크리트 잔해, 그리고…….

척척척척-

그 위를 돌아다니는 무인 로봇들.

인류의 문명이 쇠락한 곳에는 유기물로 이루어진 생명체가 아닌, 고철로 구성된 기계만이 남아 이 장소를 ‘수호’하고 있었다.

삐빅- 삐비빅-

기이이잉-

멈추지 않는 순찰을 이어나가며, 자기들만 이해할 수 있는 신호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마치, 군인이 서로 구호를 주고 받으며 상황을 전달하는 듯한 모습에 기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의 말을 못하면서, 사람처럼 행동하는 모습.

마치, 이 땅이 자신들만의 영토라 여기는 듯한 행동.

그 모든 행동들에 담겨있는 어떤 ‘의지’까지.

‘기괴하군. 대체 뭐하는 녀석들이지?’

무엇으로부터 수호하는 것일까?

그리고, 저들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또한, 이딴 곳에 G.Bible이 있는 이유는?

이 질문을 모모이에게 해보았지만…….

“나도 몰라!”

“자랑이다, 임마.”

아쉽게도,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모모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딱히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의문으로 가득한 장소, 폐허.

생각해보면 [블루 아카이브]의 3대 학원이라 불리우는 장소에는 각자 나름의 비밀스런 장소가 있었다.

밀레니엄 근교의 ‘폐허’.

트리니티의 ‘카타콤베’.

게헨나 힌놈 화산의 ‘어비스’.

아직까지 제대로 된 떡밥이 풀리지 않은 장소인 만큼, 원작의 지식을 지닌 나조차도 조심해야만 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겠다.

본래 ‘폐허’는 현재 실종된 총학생회장이 ‘직접’ 출입을 제한한 장소로, 밀레니엄 근교에 있는 신비의 영역을 일컫는다고 알려져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위치나 출입 방법, 그리고 폐허라는 장소가 생겨난 이유를 모른다고 하지만…….

내가 아는 누군가는 그 ‘대다수’의 사람이 아니었다.

히마리는 폐허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키보토스에서 사라지고 잊혀진 것이 모여드는 도시의 하수구와도 같은 곳.’ 이라고.

“이게 무슨 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으음…….”

선생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자신도 아는 바가 없다는 뜻이다.

미도리는 둘째치고, 모모이는 기대도 안했기에 딱히 질문을 건네지는 않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방향이었으니.

“그래서, 어디로 갈 생각인데? 생각해놓거 있어?”

“후후. 당연한 말씀! 이걸 보시라!”

내 물음에 모모이는 손에 들고있던 전자 단말을 치켜들더니 크게 소리쳤다.

“여기, 베리타스가 준 좌표를 따라가기만 하면 G.Bible을 구할 수 있-”

텁-

내가 모모이의 말을 끊고 그녀의 입을 막자, 모모이는 당황스러운 눈치로 날 바라보았다.

하지만 눈치가 없진 않았는지 그녀는 눈에 띄게 표정이 굳어있는 선생과 미도리를 보더니 상황을 대충 이해하며 천천히 몸을 떨기 시작했다.

‘설마, 아니지?’

‘응. 니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

‘들켰어? 설마 지금 들킨거야?’

‘몰라. 일단 가만히 있어.’

나는 모모이와 눈빛으로 대화하며 그녀의 어깨 너머에서 움직이는 것들을 보았다.

무인 로봇들은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이나 기척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적대시하고 있었다.

작은 소동물이 뛰어다니며 소음을 낼 때면 로봇들이 총알을 발사해 동물을 사살하기까지 했으니.

아마, 자신들이 이곳에서 대놓고 행동했다면 저것들과 싸워야만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방금 모모이의 말을 막은 것.

“일단은 좌표를 따라가자. 모모이가 선두로, 그 다음 미도리, 선생이 세 번째로 가고, 내가 제일 뒤에서 따라갈게.”

“……알겠어.”

“교전이 벌어지면 너희는 선생을 최대한 보호하며 도망쳐. 내가 녀석들을 무력화시키고 따라갈게.”

모모이와 미도리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 보였지만 잔말없이 내 지시에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본격적으로 폐허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G.Bible이 있는 좌표였다.

2.

저벅- 저벅-

로봇들이 행동과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아챈 직후, 우리는 최대한 작게 행동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모모이가 이끄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렇게 약 5분을 지났을 무렵.

“잠깐, 잠깐……!”

“…왜 그래, 언니?”

“앞에…. 앞에 봐봐…….”

나는 고개를 옆으로 빼꼼 내밀어 정면을 보았다.

그리고 어째서 모모이가 멈춰섰는지를 알 수 있었다.

두 기의 로봇이 정면에서 순찰을 돌고 있던 것.

그것도 딱 우리가 지나가야만 하는 진행 경로에.

어떻게 해야할까. 결정은 굉장히 빨랐다.

“신호 주면 뛰어가. 내가 해결해볼게.”

“히이로 너는 어쩌게?”

선생의 물음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간만에 방패 연습 좀 하다가 따라가겠습니다.”

“으, 응?”

“진짜 미쳤나봐. 방패 연습을 여기서 왜 해?”

“전부터 봤는데, 히이로도 제정신 아니야.”

나는 조용히하라는 의미에서 손날로 녀석들의 머리를 퍽퍽 후려치자 쌍둥이의 입이 닫혔다.

머리를 부여잡고 간신히 비명을 참는걸보니 경을 담아서 통증만 크도록 한 것이 효과가 있는 모양.

나는 헛웃음을 내뱉으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가십쇼.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딱히 대신 희생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진 않았다.

실제로 크게 위협이 느껴지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지금!”

동료들에게 신호를 보낸 직후, 나는 오른팔을 휘둘러 방패를 로봇들에게로 사출시켰다.

쐐애액-!! 쾅!!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쏘아진 방패가 로봇 하나에게 직격한 직후, 옆에 있던 로봇에게 튕겨나가며 순식간에 로봇 두 기가 제압된다.

그리고 손아귀의 버튼을 클릭하니 순식간에 내 손으로 다시 복귀하는 방패.

금세 종료된 상황. 나는 옆으로 달려나가며 좌표가 적힌 공장으로 빠르게 돌파하는 동료들을 보며 발 한쪽을 들어올리곤, 거세게 진각(震脚)을 밟았다.

콰아아아앙─!!

아무래도, 저들이 수월하게 폐허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무슨 말이냐고?

뭐기는. 이런 말이지.

삐비빅! 삐빅!

쿵- 쿵- 쿵- 쿵- 쿵-

내 진각 소리가 폐허에 가득 울려퍼지자, 사방에서 순찰을 돌던 로봇들이 빠르게 신호를 주고받으며 내가 있는 장소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수의 로봇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잊지 않고 나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타타타타타타탕─!!!

직후, 총알로 이루어진 비가 쏟아졌다.

곧장 방패 뒤로 몸을 숨긴 나는 초감각을 넓게 퍼뜨렸다. 이는 적의 수와 배치를 파악하기 위함이자, 내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수십, 어쩌면 수백에 달하는 로봇들.

이 자리에만 있는 로봇만 저 정도였고, 아마 더 모여들고 있으리라.

그것을 오직 방패 하나만으로 막을 수 있는가?

글쎄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간단하다.

“이쯤되면 멀리 떨어졌겠지?”

‘방패만’으로는 부족하다면, 다른 것을 쓰면 된다.

예를 들자면… 폭탄이라던가?

투콰앙-!

경(勁)을 담아서 발을 박차고 도약하자 순식간에 내 몸은 하늘로 떠올랐다.

로봇들도 순식간에 높게 떠오른 날 바라보더니 잠시 당황한 것처럼 끼긱거리다 다시금 총을 쏘았다.

나는 그 총알 세례를 모두 방패로 막아내며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 이 새끼들아!!”

엔지니어부에 부탁해서 제작한 특수 수류탄.

오직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서 제작해놓은 물건들을 아끼지 않고 로봇들에게 퍼붓자, 위험을 감지했는지 당장 자리를 피하려는 로봇들이었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그 모습들을 지켜보며 조소했다.

그리고 이내.

쩌어어어어어어엉──!!!!

엄청난 폭발음과 섬광이 터져나왔다.

나는 지면 방향으로 방패를 세우며 충격을 막았다.

다행이도 수류탄의 충격은 쌍둥이와 선생이 있는 곳까지는 닿지 않은 모양. 하지만 갑작스런 폭발음에 놀랐는지 걸음을 멈추고 이쪽을 바라보는 모습.

나는 하늘에서 동료들에게 팔을 흔들어주며 지상으로 추락했다.

내 모습이 폭발로 일어난 먼지에 감춰지자 당황하며 뭐라 소리치는 동료들이었지만, 무시했다.

금세 내가 괜찮다는 사실을 알게될테니까.

“자, 제대로 싸워보자.”

오늘, 나는 이 로봇들과 전쟁을 치를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이 폐허에 온 이유 중 하나였으니까.

“와라!”

나는 저 멀리서 신호를 받고 달려오는 로봇들에게로 방패를 내던지며 크게 소리쳤다.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의 시작이었다.

3.

“방금, 히이로였지?”

“저 폭발도 히이로가 한거야?”

“…….”

모모이도, 미도리도, 선생도 방금 본 광경에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걱정된다던가, 불안하다던가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당혹스럽다면 모를까.

“진짜 미친년이네, 저거…….”

“아니, 나보고 조용히 하라면서 지는…….”

“……못말리겠네. 정말.”

모모이와 미도리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개시하는 히이로의 모습에 기가 차다는 반응을.

히이로의 정체를 알고있는 선생은 아슬아슬한 행동을 하는 히이로의 모습에 불안하면서도, 도저히 따라가기 힘든 행동력에 어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하나의 반응이 있다면.

“왜 걱정이 안되지.”

“뭐, 리틀 더블오잖아.”

“히이로라면 괜찮을거야. 믿고 나아가자.”

대체로 히이로에 대한 신뢰와 든든함이었으니.

각기 평가는 다를지언정 그녀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그들이었기에 이내 잠시 멈췄던 그들의 발걸음은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점차 목표로 했던 ‘G.Bible’로 나아가고 있었다.

“으앗! 여기도 로봇이 있잖아!”

“대체 얼마나 많이 퍼져있으면 여기에도 있어?!”

“선생님, 지휘를……!”

“그래! 나한테 맡겨! 다들 전투 준비!”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걱정이라 할 것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보다 더 큰 시련을 몸소 막아내며 그들의 배후를 지켜주는 소녀가 존재하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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